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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수요일 오후, 모르는 번호로 부재중 전화가 한 통 떠 있었다.
물론 모르는 번호니 맘에 두지 않았는데 그날 저녁 같은번호로부터 한시간 후에 전화할테니 받아달라는 문자가 왔다. 같은번호로 두번 온거라, 혹시 중요한 걸까 싶어 잘못 보냈다는 문자를 보내주었다. - 문자 잘못 보내신 듯합니다. - 000씨핸드폰 아닌가요? 제가 누군지 정도는 눈치채주시는 센스... (어쩌구하는문자), 이따 전화드리겠습니다 - 죄송합니다만 뉘신지 몰라 전화를 받기가 꺼려집니다 - 저는 엊그제 지하철안에서 연락처를 받아간(?) X군입니다. 그럼 전화드리겠습니다. ...? 지난 생일 날, 집에 오다 지하철에서 팔뚝이 예쁜, 어떤 남학생에게 연락처를 달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내리는 역의 계단에 가까이 내리기 위해 옆칸으로 옮긴 후 문 앞에 서있었고, 그 남학생은 앉은자리에 가방을 놓은 채 따라나왔다. 지하철은 속도를 줄이고 있었고 나는 헤드폰은 껴서 앞의 말은 하나도 못들은 채 그 학생이 내민 핸드폰을 받아들었다. 그냥 내리면 될 것을 오지랖 넓게도 그 친구가 옆칸에 두고온 가방이 걱정돼 얼른 다른 번호를 찍어주고 이름을 말해준 뒤 내려서 그대로 계단을 올랐다. 아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술이 좀 들어간 상태라 실수했나보다. 잘못 준다는게 제대로된 번호를 주었다. 그날 저녁, 문자에 제대로 답을 하지 않다가 그날 지하철에서 재밌는 일이 있었다하는 말에 헤드폰을 끼고있던 차에 못들었던 그날 얘기나들어보자, 뭐 이왕 이렇게 된거 전화통화나 해보자는 생각에 통화를 잠깐 했다. 모대학 모학과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자부심이 대단해 보였다. 사람을 끌어가는 말솜씨가 좋아 통화를 하다보니 금요일에 약속을 잡아버렸다. 그래서 금요일. 몇번의 거절을 했지만 결국 또 갔다. 두어시간동안 차 마시고, 맥주 한잔을하고, 버스 정류장까지 배웅해 주었다. 전화통화에서 느낀 이미지 그대로랄까. 딱 그 사람. 밝고, 자신감에 넘치고, 에너제릭하다. 자극적인 색조합을 사용해 완성된 그림같다. 나와 어울리는 타입이 아니다. 아.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걸까. 진짜. 트루먼 쇼의 주인공이라도 된 기분이다. 님하, 왜 나한테 그런거 물어보나요? 눈에 뭐 씌었나요? 이런상황, 절대 납득안간다. 그리고 그사람. 몇가지 거짓말을 했다. #2 요새 내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많은 건, 정말 그들이 거짓말을 해서일까 내가 의심이 많아서일까, 모대학역에서 탄 그 팔뚝남은 내 맞은편에 앉아있었는데 건너편에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커플이 앉아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나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옆에 앉은 남자는 뚱뚱하고 외모가 별로인데다 다리를 쩍벌리고 있었다 했다. 나는 구석에 거의 몰린채로 얌전히 앉아있었고 그 칸에는 사람도 거의 없었고 그의자도 거의 빈 상태라 당연히 두 사람이 커플일거라고 생각하셨단다. 옆자리 그 쩍벌남은 나를 주기적으로 흘끔흘끔 보셨단다. 그리고 나는 왜인지 모르지만, 지하철을 눈을 굴리며 이곳저곳 관찰하고 있었단다.(취한거 아니지만! 기억이없다) 그러다 내가 일어나 옆칸으로 갔지만 그 남자가 따라일어나지도 않고 그냥 보고만 있는게 이상해서 우선 따라가보았단다.그리곤 말을 걸었다 "저는 근처 학교에서 다니는 학생이고 인상이 좋으셔서 그런데 (대략 이런 내용) ..."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아" "네?" "에?" 이런 대답이 많이 나와 외국인인줄 아셨단다. "한국인이세요? 한국말 할 줄 아세요?" 라는 말을..;; 그리고 핸드폰을 내미셨고, 나는 자연스럽게 내번호를 찍고 말았던 것이다. 다른번호를 찍겠다면서. -- 들어보면 알겠지만 재미있는 상황이라기보다 재밌게 "상상한" 자기만 아는 얘기다. 그렇게 생각해서 혼자 재밌는거잖아. 아. 이기적이다. 정말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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